IB 프로그램이 뭔지 알아보자.

IB는 국제 바칼로레아 기구(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에서 개발해서 운영하고 있는 교육과정이자 대입 시험이다. 2022년 기준 160여개 나라, 5500여개 학교에서 이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IB 디플로마를 받기 위한 시험 응시자수는 1990년 13,119명이었으나, 해마다 증가하여 2020년 이후에는 해마다 전 세계에서 17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고등학교 졸업 전 IB 시험에 응시하고 있다. IB 교육과정은 이수했으나, 시험을 보지 않는 학생들도 상당 수 있으므로 이 교육과정을 부분적으로라도 이수하는 학생 수는 시험 응시자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실제로 지인의 자녀 중에  IB 시험을 보지 않았고, 디플로마를 받지는 않았지만, 학교에서 제공하는 IB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경우도 봤다. 

국제 바칼로레아 기구(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는 1968년에 창설되어 스위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 교육 재단이다. 지금은 초등과정( IB PYP  )과 중등 과정( IB MYP )이 있지만, 사실 IB 교육과정은 고등과 대입을 위해서 시작되었고, 초등과 중등을 위한 과정은 생긴지 오래되지 않았다. 중등 과정은 1994년에, 초등 과정은 1997년에 만들어졌다. 고등 과정인 IB DP 가 오랜 시간에 걸쳐 전세계적으로 우수함을 검증을 받고, 이후에 중등과 초등 과정이 생겼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부는 고등학교가 아닌 초등과 중등에서 먼저 한국식 IB 교육과정을 시험적으로 도입해보려고 하고 있다. 대학 입시에 매우 민감한 한국 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여겨지나, 여지껏 수많은 교육 정책이 그랬듯이 대입을 바꾸지 않은 채, 아래에서부터의 개혁이 과연 바른 길로 끝까지 갈 수 있을 지 많은 걱정이 앞선다. 

IB DP가 오늘날 이렇게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이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의 전체적인 만족도가 높았고, 이들이 대학을 진학한 이후 보여준 성과가 좋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대학 입시 성과가 좋았다는 게 아니라, 대학을 진학한 후의 성과가 좋았다는 점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명문 대학들이 IB 교육과정을 받은 학생들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 교육과정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대학이 이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을 선호하는 이유 또한 간단하다. 이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한 후, 스스로 공부하는 훈련이 잘 되어있어 대학 공부를 잘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아직도 대부분의 공립 고등학교는 AP 교육과정만 제공하지만, 많은 유명 사립학교들과 명문 특목고들은 IB DP 과정을 제공하고 있고, IB DP를 하는 학교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나는 두 아이를 대학에 보내면서 주위에 있는 많은 학생들을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그 중에는 IB DP를 하면서도 AP 시험까지 보는 엄청난 학생들도 있었고, 겨우겨우 가슴 졸이며 IB DP를 받은 학생들, 너무 늦게 해외에 나오는 바람에 ( 영어 때문에 ) IB DP는 포기하고 수업만 IB 과정으로 들은 학생들도 있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의 한결 같은 반응은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IB DP를 했던 경험이 대학에 와서 공부를 할 때 많은 도움을 주었다.’이다. 반면에 이 아이들을 지켜본 학부모들의 반응은 긍정적인 반응과 부정적인 반응으로 갈린다.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커리큘럼을 짜서 공부하게 만드는 시스템이라는 점을 좋게 보는 반면, 공부 외적인 것에 너무 많은 시간을 뺏긴다고 생각하거나, 예상했던 것보다 점수가 잘 안나와서 불만인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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